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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담마코리아 위빳사나 명상센터 10일코스 후기 (1)

담마코리아 위빳사나 명상센터 10일코스에 다녀왔다.

사실 담마코리아 명상센터가 진안에 막 생겼을 때 우연한 기회에 알게되었지만, 신청할 사정도 못 되었고

막상 신청하려니 내키지 않았다.

 

그리고 문득문득 생각이 났었으나, 10일이란 시간을 온전히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10일이라는 시간을 온전히 낼 수 있게 되었고(실질적으로 필요한 시간은 12일)

내 마음에 확신이 들어 신청을 하였다.

추첨식으로 바뀌었다고 했는데, 이상하게도 당연히 선정될 거라는 확신히 들었다.

무교이지만 시절인연이란 것을 믿기에, 인연이 닿을 때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내 마음에 강한 확신을 들었을 때 코스를 신청하는 게 나을 것 같다.

나같은 경우에는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 책이 큰 도움이 됐다.

 

단순한 호기심 또는 도피처로만 코스를 신청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코스신청 전에 '고엔카의 위빳사나 명상'책을 읽어보는 것을 적극 추천한다.

책을 읽고 어느정도 내 마음에 확신이 들었을 때 코스를 신청하면 좋을 것 같다.

코스 중간에 돌아오는 것은 나 뿐만아니라 누군가의 소중한 기회 역시 잃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코스 확정 메일을 받고 다시한번 내 신청 동기를 돌아보았다.

대단한 동기는 아니었다.

 

1. 인생을 살면서 갈망과 혐오가 무척 심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나의 주관이 뚜렷해질 수록 갈망하는 것도 혐오하는 것도 뚜렷해지고 있었다. 그리고 갈망은 갈망을 낳고, 혐오는 혐오를 낳는 이 과정속에서 약간의 위험 신호를 느꼈기 때문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갈망하는 것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행복하지 않았다. 

 

2. 아무 이유없이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를 못하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스마트폰 중독인가...? 10일간 타의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참가 규율이 매력적으로 보였다.

 

3. 요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명상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데, 명상이 요가보다 더 힘들게느껴졌다.

  명상의 실제적인 방법을 알고 싶었다.

 

4. '있는 그대로 보다'의 의미가 내 마음속 깊숙히 다가왔다.

 

5. 침묵하는 규율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침묵이 필요하다.

 

6. 열흘간 다른 봉사자들의 보살핌속에 오로지 명상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회는 정말 소중한 기회이고 살 면서 흔치 않은 기회다.

 

그리고 사소한 걱정들도 뒤따랐다. 

 

1.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부모님 설득하기

2. 예민한 성격인지라 숙소에 대한 걱정..(다행히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1인실로만 운영하나 공동화장실 이용에 대한 압박)

3. 열흘간 외부와의 연락을 못한다는 것.(카카오톡은 열흘간의 모든 메세지를 저장하고 있지 않는다. 휴대폰 켜기 3일전 것 까지만 저장된다. 고로, 누군가에게 연락이 와도 그 내용을 모른다. *한 가지 자잘한 팁은 아이폰의 경우에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휴대폰 전원을 켜고 카톡에 접속하면 순간적으로 그동안 왔던 메세지 수가 잠깐 뜬다. 그리고 대화 목록에서 그동안 연락왔던 사람들이 위쪽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내용은 보이지 않는다.)

 

이런 걱정들에도 불구하고

10일 코스를 성실히 마칠 것을 나 자신과 굳게 약속하고 진안으로 떠났다.

 

준비물 같은 경우에는 담마코리아측에서도 자세하게 보내주지만 다른 블로그들에서도 너무나도 자세하게 알려주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단, 슬리퍼의 경우에는 너무 민감하지 않다면 숙소용 슬리퍼 1개만 들고가도 충분할 것 같다.

식당용 슬리퍼의 경우 이미 명상센터에 있는 슬리퍼들을 이용해도 될 것 같고. 

사실 숙소에서도 그냥 맨발로 다니는 분들도 많이 계셨다.

나중에는 슬리퍼 챙길 체력도 여유도 없다; 그냥 되는대로... 지내게 된다.ㅎㅎㅎ

 

나같은 경우에는 부모님께서 하도 걱정하셔서...생수까지 챙겨갔다;;;;(패트병은 집에 가져와서 분리수거 하였다.)

정수기는 숙소 입구에 있다. 

 

준비해주신 침대시트도 깨끗했고 너무 이것저것 바리바리 안 싸가도 될 것 같다.

 

다만, 꼭 당부드리고 싶은 건

절대 책이나 수첩 등 읽을거리 쓸거리는 가져가지 마시라는 것!

규율에도 있지만 따로 확인하지 않으니 양심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나도 순간적으로 얇은 책 한권 가져갈까? 아니..명상하면서 얻은 깨달음 기록해야지. 까먹으면 어떡하라구..하는 마음에 작은 수첩과 펜을 가져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사실이나

처음부터 참가규율을 어긴채로 명상을 시작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기회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그렇게 시작한 명상이 잘 될리 없다.

 

챙겨가야 할 준비물보다 챙겨가지 말아야 할 준비물에 더욱 신경쓰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