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담마코리아 위빳사나 명상센터 10일코스 후기 (3) 마지막.

4일차부터는 더 열심히 수행에 임했다.
숙소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최대한 명상홀에서 명상하도록 노력했다.
내가 언제 또 이렇게 시간을 내고,
이렇게 시설 좋은 명상홀에서 명상을 해보겠나 하는 심정으로다가...

명상홀은 놀라울정도로 쾌적했다. 최첨단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는 듯 한데 어떤 시스템인지 매우 궁금했다.
명상홀 내부는 벌레도 없었고 냄새도 안났다.
그리고 시원하고 하여간 너무 시원하다 못해 추워서 명상홀에 구비된 담요를 사용했다.
바보같이 내가 챙겨간 담요는 내 몸을 따뜻하게 두르기엔 작았다^^(무릎담요 과대평가 조심)
그리고!! 바람막이 완전 별로다. 옷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굉장히 크게 들린다. 그만큼 명상홀은 조용하다.
(바람막이 챙기는 것 비추)

정말 수많은 생각, 감정들이 오르락 내리락 -
그래도 평소 조금이라도 요가를 해놨던게 도움이 됐던 게, 부동의 자세로 앉아있는건 사실 생각보다 힘들진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더이상 버티는 심정이 아니라 명상이 좋아서 계속 열심히 하게 됐다.
10일차에는 진지한 명상이 아닌 게 아쉬울 정도로.
침묵이 해제됐지만 침묵을 깨고 싶지 않았다.
휴대폰을 받았는데 내 휴대폰이 참 어색해보이더라..이런 모양이었나 싶었을 정도로.

-----
계속 미루다 미루다 드디어 마무리 후기를 올린다.
임시저장 했다가 썼다가 저장했다가.. 올리지 않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돌아와서 정말 열심히 명상하려고 다짐은 했었다. 담마코리아 어플까지 다운받고..
하지만 실천하지 못했다. 자기 전 5분 명상도 한 몇 번 했나..
마지막 후기까지 올려버리면 이 시간과 영영 이별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너무나도 쉽게 일상에 복귀해버렸다.
명상 마지막날의 참회와 용서의 눈물은 말라붙어버린지 오래되었다.
나는 또다시 알 수 없는 분노에 잘 휩싸이며 금세 평정심을 잃어버린다.
그래도 10일간의 내 치열한..너무 치열하게 한게 문제였는지 아무튼간의 이 기억이 위태위태한 나를 조금이나마 붙잡아주기는 하는 것 같다. 이러한 마음은 내가 노력한 것이 아까워서 드는 마음일까 아닐까.

그래도 분명한 건 열흘은 참 행복한 시간이었다는 것.

그 뒤 명상의 효과 같은건 신경쓰지 말고
고엔카 선생님의 책을 읽고 마음에 와닿는게 있는 분들, 정말 피치못할 사정이 아니고서야 책임감있게 열흘 명상 하실 수 있는 분들은 용기를 내보시기를.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의 마음에 조금이나마 평안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이미 평안하실수도 있지만요!
힘들고 상처받은 사람만 명상을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명상하러 온 사람들을 그렇게 단정짓지 않기를.